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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교육에 콘텐츠가 없다
등록자 작은이웃 등록일 200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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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재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우리나라에서 노인교육은 1970년대 초반에 처음 시작돼 현재는 노인학교 또는 노인대학의 이름으로 종교기관, 노인복지관, 사회복지관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 외도 평생교육원, 사회교육, 기타 민간기관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그 명칭이야 어떻든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수는 2000개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사회는 이제 인생 80년이 보편화 되고 있고, 90세 혹은 100세까지 사는 사람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65세부터 노인이라 해도 노후는 건강관리를 잘 하면 평균 20년, 아니 30년까지도 너끈히 더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노인이 되면 배우는 일이 쉽지 않다. 하지만 가르치는 방법을 개선하고 노인 스스로 배우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그리고 노령에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동기부여가 잘 된다면 충분히 배울 수 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교육이기 때문에 인류 역사를 통해 교육은 사회의 가장 중요한 제도로 자리 잡고 있고, 교육의 중요성은 갈수록 더욱 더 크게 인식되고 있다.


흔히 노인이 되면 배우는 것이 힘들 뿐만 아니라 변화되기는 더욱 힘들다고 한다. 물론 다른 연령층에 비해 그런 점은 인정되지만 노인들은 분명히 변화될 수 있고, 그 변화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도 교육이란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노인교육이 시작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현재까지 정부에서 노인을 중요한 교육대상으로 삼은 적은 없고, 그저 단순히 노인복지 차원에서 약간의 관심을 두고는 있으나 사실상 명목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현재까지 노인교육은 민간단체의 자발적 노력에 맡겨져 왔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교육 과정과 내용을 체계화하지 못한 채 노인교육 프로그램 책임자의 상식적 판단과 강사의 자의적 판단에 의한 강의내용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도 수십 번 여러 종류의 민간기관에서 실시하는 노인교육 프로그램 강사로 참여했지만 교육목표가 무엇이고, 그 목표에 따른 교육과정이 몇 년으로 되어있는지, 그 과정이 어떤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과목의 내용은 무엇이 포함돼 있는지 본 적이 없다.

 

노인교육 책임자들은 교육내용을 그저 상식 수준에서 단순한 흥미 위주로 건강 관련 과목과 레크리에이션 등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었다. 노화과정의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이해, 질병의 이해와 관리, 문화와 교양, 노후생활 적응과 노후생활 설계, 시간관리 등 기본적인 내용은 거의 포함시키지 못하고 다만 양념으로 한두 가지 끼워 넣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교육과정을 확립하고 교육내용을 체계화하자는 민간단체들의 노력이 있어 왔고, 필자도 오래 전에 몇 번 참여한 적이 있지만 주관단체의 책임성이 확실하지 못하며, 이러한 노력을 뒷받침할 재정적 지원도 거의 없다보니 노력의 결실을 맺지 못하고 말았다.

 

민간단체의 노인교육에서 교육 과정과 내용이 가장 큰 현안임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결국은 개별 노인교육 프로그램 책임자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비체계적이고 비전문적으로 운영되고 있을 뿐이다.


노후생활기간이 20∼30년으로 연장되고 있는 현실에서 정부의 노인교육에 대한 관심이 부재한 것도 문제지만 노인교육을 시행하는 민간단체들이 협의해 노인교육과정을 표준화하고 구체화하는 일을 등한시 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노인교육 과정을 표준화하는 작업은 정부가 직접 나서는 것이 당연하므로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는 바이지만 노인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민간단체들도 보다 적극적인 책임감을 갖고 교육과정을 표준화하는 작업을 서두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육 과정과 내용이 정립돼 있지 못한 상황에서 노인교육을 단순히 상식 수준에서 단순한 흥미 위주로 진행한다면 노인교육은 시간 때우기에 지나지 않는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민간단체들이 협력해 노인교육의 교육과정과 콘텐츠 개발을 서둘러야 하지만 시간이 상당히 걸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 동안 개별 교육기관에서 기존의 노인교육 교재를 활용해 교육과정을 수립하고 교육과목의 콘텐츠를 정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서울대학교출판부에서 노인학교 교재로 20권을 기획해 현재까지 8권이 발간됐는데 이 교재를 노인학교 학생들과 강사들이 활용한다면 체계적 노인교육 과정 수립과 교육 콘텐츠 확보에도 매우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n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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