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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의 일자리
등록자 작은이웃 등록일 2008-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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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시욱 언론인·前 문화일보 사장

 

경제활동을 계속하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지난 10년 전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2007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가 152만2000명에 달해 10년 전 보다 75.1%나 증가했는데 이로 인해 일하는 노인 수도 전체 취업자의 11.2%로 올라갔다 한다. 세상이 이렇게 변한 이유는 노인인구 자체가 그만큼 불어난 데다 일하기를 원하는 노인비율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시에서는 이번 7월부터 시행된 제2단계 기초노령연금 지급 신청률이 대상연령층의 62.7%에 그쳐 화제가 됐다. 신청율이 그렇게 저조한 이유는 많은 노인들이 경제활동을 계속하고 있고, 자신의 재산을 자녀들에게 증여하지 않고 본인명의로 관리하고 있어 신청을 해봤자 기초노령연금 지급 대상자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나 경제활동을 하는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아직 전체 노인(487만여명)의 31.2%에 불과하다. 더구나 이들 대부분은 농어촌에서 일하고 있으며 도시지역에서 급료를 받고 일하는 경우는 17.1% 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비하면 일본의 경우 ‘2007년도 노인백서’에 의하면, 65~69세 인구의 49.5%가 취업상태에 있으므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다.

 

우리나라의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불거진 심각한 문제는 말할 것도 없이 노인의 빈곤, 실업, 소외현상이다. 이 중에서도 근로능력과 의지가 있으면서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생기는 노인 실업문제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다. 재산이 없는 노인이 일을 하지 않으면 가난하게 살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고독감과 소외감을 느끼는 것도 당연한 결과다.

 

한국 노인 중 취업을 희망하는 수는 57.5%에 달하며, 이들이 일자리를 갖고자 하는 주된 이유는 생활비 때문이다. 아마도 이러한 비율은 우리사회의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더욱 늘어날 것이다.

 

문제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을 못하는 ‘젊은 백수들’이 80%에 달하는 판에 노인의 일자리를 운운하는 것이 비현실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렇기는 하나 구조조정, 정년단축, 명예퇴직 등 조기퇴직으로 인해 급격하게 늘어나는 중장년의 실업문제는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갈 곳이 없어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실업자들이 많은 것은 당사자들의 정신적, 물질적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그만큼 사회전체의 불안정 요소이기도 하다. 따지고 보면 우리 사회의 노인인력은 대한민국을 이만큼 발전시킨 동력인 동시에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지닌 고급인력이다. 우리 사회는 이런 소중한 국가적 자산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언론에 보도된 울산의 ‘C산업’은 주목해야 할 선구적 기업이다. 이 회사는 현대중공업에서 퇴사한 K사장을 중심으로 명예퇴직자 10여 명이 모여 2001년 설립했다.  C산업은 조선소 협력업체의 하도급을 맡아 용접 등을 이용해 선박 블록을 가공하는 일이 주된 업무이다. 직원의 평균 연령은 67세로 정년이 없는 이 회사는 조선소에서 일한 숙련된 경험을 살리면서도 작업이 크게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나이 많은 퇴직사원들이 일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처음에는 노인들을 모아 공장이 잘 돌아가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차츰 주문이 늘기 시작해 10여 명이던 직원이 최근 80여 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의 경우 회사 매출액은 30여억 원에 달했으며 최근에는 경남 마산에 자회사를 세우기도 했다. 사원들은 월급이 200만원 정도지만 일하는 보람 때문에 신바람이 나고 젊음을 되찾은 기분이다.

 

그런데 C산업은 규모가 커지면서 고민도 쌓이고 있다. 하도급 업체기 때문에 큰돈을 벌기는 힘든데도 4대 보험 등 내야 할 비용이 많다 보니 도대체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C산업은 노인실업문제 해결에 일역을 담당하고 있지만 정부는 ‘나 몰라라’하고 지원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K사장은 “고령자가 일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2050년이 되면 청년 반, 노인 반이라고 하는데 노인들이 일 안 하고 집에만 누워 있으면 누가 그 노인을 먹여 살리느냐”고 반문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다른 어느 선진국보다도 빠른 만큼 노인들의 실질적 복지를 위해 정부가 앞장서서 이들의 취업 인프라를 선진화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자면 노년층을 위한 여러 가지 형태의 고용 및 근로 방식을 도입하도록 연구해야 한다.

 
 
 
-- n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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